오만가지 생각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phychic 2006. 10. 5. 13:47
# 초등학교 때 한창 도덕 시간에 배웠던 말이다. 세상의 모든 직업에는 귀하고 천한 게 없으며 다 소중한 거고 좋은 거라고 따라서 환경미화원이던 변호사던 모두 동등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담임 선생님들은 말씀하셨다. 과연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 것일까. 그럼 왜 청년 실업률은 낮아질 생각조차 하지 않고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100:1을 넘어서며 공부 좀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죄다 보수 높은 직업을 선호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든 평등에 기초하여 동등하게 대우하고 차별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허나 직업이라는 것에도 평등이라는 기준이 적용될까? 분명 아니다. 3D 업종에 종사하거나 보수 낮은 임시직과 평생이 보장되는 공무원이나 돈 많이 번다는 의사, 변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려면 열이면 열 후자를 선택할 것이 분명하다. 나 또한 덜 힘들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을 택하는 걸 당연시한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이렇게 물어본다고 하자. 직업을 택할 수 있다면 환경미화원을 하시겠어요, 판검사를 하시겠어요? (질문에서 환경미화원이나 다른 3D 업종을 비난하거나 싫다는 게 아니다.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 누구보다 이 쪽 업종에서 대해서 경험도 있고 고충도 잘 알고 있으니까.) 어렸을 적부터 환경미화원 꿈이 있었던 사람이 아니라면 자연스레 판검사를 택할 것이다. 사람을 탓할 필요는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많이 주는 직업을 택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지 않은가.

직업을 차별하고 계십니까 라는 질문에는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직업은 귀천이 없지 않느냐' 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머리 속에는 '야, 저 사람은 ~~래, 장난 아니지 않냐?' 라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어머 저거봐, 대체 뭐하고 살았다냐.' 라고 천대시하는게 사람들이다. 오히려 돈이란 게 평등하고 차별없다는 걸 알고 있는 게 사람들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존재한다. 그 직업 순위를 바꾸는 건 본인 자신의 생각일 뿐이다. 내가 창문 닦는 게 좋다고 하면 창문 닦는 직업이 가장 귀한 걸테고 내가 의사라는 직업을 끔직히 싫어한다면 그 직업이 가장 순위가 낮은 직업이 된다는 말이다.

내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보다 얼떨결에 생각해 본 주제인데 결론은 역시 자기하고 싶은 마음대로 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