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짝패를 본 건 지난 학기였다. 당시 한국 액션 영화에 획을 그을 만한 영화라고 칭송을 마지 않았던 영화. 2006년 상반기 영화 중 걸작을 뽑으라면 내겐 단연 짝패다. 그만큼 통쾌했고 강렬했고 멋있었다. 직접 무술 감독을 하던 정두홍 아저씨께서 현란한 발동작을 선보여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고 오늘 다시 보면서 이렇게 글까지 쓴다.
이런 영화에서 내용이란 건 그리 탄탄할 필요는 없다. 유치찬란한 내용이라고 해도 우정과 의리라는 작품 의도만 제대로 살린다면 나머지는 멋진 액션들이 알아서 뒷받쳐주니까. 특히 액션 부분에서는 평소 보지 못했던 시도들을 많이 했다. 비보이들과 바이크단과의 맞장이라던지 수백명을 단 둘이서 헤집고 가는 부분들에서 보여준 액션은 영화관에서도 감탄사를 지를 정도였다. 살짝 잔인한 장면이 있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 장면이기에 당연 인정. 하지만 결말에 죽는 친구들을 보고 역시 인생은 부조리인가 라는 생각도 문득 했다.
나 자신이 의리라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영화에서 나오는 태수(정두홍)와 석환(류승완)이 보여주는 말없은 의리가 내 가슴을 두드려주었다. 죽은 한 친구를 위해 자신을 버려가면서까지 덤빈다는 건 무식하게 보이겠지만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있다면 내 목숨이 열 개여도 다 바칠 수 있다. 멋지잖냐. 넘어져도 일어서고 안 될 거 같으면서도 끝까지 돌진하는 멋진 One pair. 뭐 그렇다고 내가 싸우길 바란다면 그건 오산. 폭력은 나쁜 것다. 이건 영화잖냐.
영화든 책이든 한 번 읽으면 보통 다시 안 읽지만 아는 여자, 범죄의 재구성, 이터널 선샤인 이후로 오랜만에 여러 번 보게 될 영화 '짝패'. 요즘 좋은 소식들도 들려오던데 그렇담 스토리 라인도 살짝 신경써서 멋진 액션과 함께 더 좋은 다른 영화로 선보였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