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있는 기억
[책]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phychic
2008. 4. 5. 19:45
# 미리 말하는 거지만 헤르만 헤세는 절대로 '독서의 기술'이라는 책을 저술하지 않았다. 편집자가 헤세가 쓴 몇 개의 습작들과 연재된 글들을 엮어 만든 책이며 실상 우리가 알고 있는 독서를 위한 '기술'적인 부분을 헤세는 언급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물론, 헤세를 조금이라도 아는 분에게는 쓸데없는 기우일 뿐이라는 걸 안다.)
수 많은 책들이 있지만 정작 독서라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자세로 접해야 하는 지에 대해 가르침을 주는 책은 읽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독서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지 않았던 건 아닌 것 같다. 다독을 권하는 얘기부터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가시가 돋는다는 안중근의 말처럼 책에 관련된 몇 가지 명언이나 짤막한 이야깃거리는 어느 정도 들은 바 있다. 다 좋은 말들이긴 한데 정작 독서를 하는데 무엇이 중요한 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을 만난 건 큰 행운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은연 중에 가지고 있던 독서에 대한 주관을 더 확고히 해주는 계기가 됐다. 지금까지 적어도 몇 백권의 책을 읽었지만 그 책이 주는 진정한 가치를 새롭게 느끼는 첫 길을 내딛은 셈이다. 헤세는 말한다.
'책에는 활력과 정신적 고양을 주는 뭔가 숨겨진 힘이 있다고 짐작은 하되, 그게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거나 평가할 줄은 모른다.'
나를 비롯, 많은 사람들이 책을 즐겨있고 책이 주는 큰 감동과 정신적 에너지가 있다고 느끼지만 정작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지에 대한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위에서는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고 많이 권장은 하지만 왜 그것이 좋은 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도 않고 자신 또한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한 번만 보고 마는 그런 독서가 습관이 됐기 때문이겠다.
헤세는 이렇게 제시했다.
'거듭하여 읽을 때마다 늘 새롭게 다가오고 다르게 이해되며 색다른 울림을 일으키게 마련이다.'
같은 책을 두 번 읽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다. 책 뿐만이 아니다. 세상에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지금과 나중의 경험이 분명 다름을 알리고자 한다. 매일 걷는 같은 길인데도 갑작스럽게 다르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매일 보는 가족인데도 오늘만큼은 그렇게 사랑스러울 때가 없고 한없이 고맙게 느껴진다. 매순간 경험하는 사계절인데도 기억에 다 똑같이 남아있는 계절은 없다. 시간이 흐르고 마음에 얻어진 것들이 축적됨에 따라 같은 눈이지만 다른 세상을 체험하는 것이다. 이처럼, 변하지 않는 책도 어렸을 때 스쳐 지나가듯 읽었던 풋사과 같은 기억이 다시 읽음으로써 새로운 맛과 향으로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렇다고 여지껏 읽었던 책을 전부 다 보라는 건 아니다. 이 부분에선 헤세와 같은 의견인데 사람마다 느끼는 좋은 책은 다르고 자신만의 책 목록을 만들고 좋다고 느낀 책들을 반복해서 읽으면 된다. 굳이 어려운 책이 아니어도 되는 것이다. 남들이 말하는 명작을 안 읽었다고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 읽었다는 겉치레 의미는 책이 손을 떠난 순간 죽은 교양일 뿐, 읽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체득되거나 축적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한 권을 봐도 제대로 느끼고 이해하고 다시 되돌아보는 책을 본다면 백 권을 아무 의미없이 읽는 사람보다 훨씬 값진 일이라 자신한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타인의 존재와 사고 방식을 접해 그것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그를 친구로 삼는 것을 뜻한다.'
읽으면서 내내 독서에 대해 가졌던 어렴풋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공감하며 주관을 확실히 할 수 있는 큰 기회였다. 물론, 중간에 헤세가 제시한 추천 도서 목록들은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들이 많아 큰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독서를 할 때 스스로 지켜야 할 본분이 무엇인지는 확실해졌다. 고마운 나머지 작은 메모를 책에 넣었는데 다음에 이 책을 집어들 사람에게 좋은 의미로 다가갔음 한다.
분명 독서는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것처럼 편히 읽고 쉬는 취미 활동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 책이 주는 의미를 이해하려 한다면 공부하듯, 일하듯이 집중하고 이해하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진짜 독서는 바로 이런 마음 가짐에서부터 비롯된다.
수 많은 책들이 있지만 정작 독서라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자세로 접해야 하는 지에 대해 가르침을 주는 책은 읽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독서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지 않았던 건 아닌 것 같다. 다독을 권하는 얘기부터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가시가 돋는다는 안중근의 말처럼 책에 관련된 몇 가지 명언이나 짤막한 이야깃거리는 어느 정도 들은 바 있다. 다 좋은 말들이긴 한데 정작 독서를 하는데 무엇이 중요한 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을 만난 건 큰 행운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은연 중에 가지고 있던 독서에 대한 주관을 더 확고히 해주는 계기가 됐다. 지금까지 적어도 몇 백권의 책을 읽었지만 그 책이 주는 진정한 가치를 새롭게 느끼는 첫 길을 내딛은 셈이다. 헤세는 말한다.
'책에는 활력과 정신적 고양을 주는 뭔가 숨겨진 힘이 있다고 짐작은 하되, 그게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거나 평가할 줄은 모른다.'
나를 비롯, 많은 사람들이 책을 즐겨있고 책이 주는 큰 감동과 정신적 에너지가 있다고 느끼지만 정작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지에 대한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위에서는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고 많이 권장은 하지만 왜 그것이 좋은 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도 않고 자신 또한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한 번만 보고 마는 그런 독서가 습관이 됐기 때문이겠다.
헤세는 이렇게 제시했다.
'거듭하여 읽을 때마다 늘 새롭게 다가오고 다르게 이해되며 색다른 울림을 일으키게 마련이다.'
같은 책을 두 번 읽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다. 책 뿐만이 아니다. 세상에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지금과 나중의 경험이 분명 다름을 알리고자 한다. 매일 걷는 같은 길인데도 갑작스럽게 다르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매일 보는 가족인데도 오늘만큼은 그렇게 사랑스러울 때가 없고 한없이 고맙게 느껴진다. 매순간 경험하는 사계절인데도 기억에 다 똑같이 남아있는 계절은 없다. 시간이 흐르고 마음에 얻어진 것들이 축적됨에 따라 같은 눈이지만 다른 세상을 체험하는 것이다. 이처럼, 변하지 않는 책도 어렸을 때 스쳐 지나가듯 읽었던 풋사과 같은 기억이 다시 읽음으로써 새로운 맛과 향으로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렇다고 여지껏 읽었던 책을 전부 다 보라는 건 아니다. 이 부분에선 헤세와 같은 의견인데 사람마다 느끼는 좋은 책은 다르고 자신만의 책 목록을 만들고 좋다고 느낀 책들을 반복해서 읽으면 된다. 굳이 어려운 책이 아니어도 되는 것이다. 남들이 말하는 명작을 안 읽었다고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 읽었다는 겉치레 의미는 책이 손을 떠난 순간 죽은 교양일 뿐, 읽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체득되거나 축적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한 권을 봐도 제대로 느끼고 이해하고 다시 되돌아보는 책을 본다면 백 권을 아무 의미없이 읽는 사람보다 훨씬 값진 일이라 자신한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타인의 존재와 사고 방식을 접해 그것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그를 친구로 삼는 것을 뜻한다.'
읽으면서 내내 독서에 대해 가졌던 어렴풋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공감하며 주관을 확실히 할 수 있는 큰 기회였다. 물론, 중간에 헤세가 제시한 추천 도서 목록들은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들이 많아 큰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독서를 할 때 스스로 지켜야 할 본분이 무엇인지는 확실해졌다. 고마운 나머지 작은 메모를 책에 넣었는데 다음에 이 책을 집어들 사람에게 좋은 의미로 다가갔음 한다.
분명 독서는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것처럼 편히 읽고 쉬는 취미 활동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 책이 주는 의미를 이해하려 한다면 공부하듯, 일하듯이 집중하고 이해하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진짜 독서는 바로 이런 마음 가짐에서부터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