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진부한 사랑 얘기와 별반 다를게 없지만 그들의 사랑이, 열정이 따스하게 묻어나는 뮤지컬 영화
# 고등학교 2학년 때였을거다. 물랑루즈 보러 간다고 그렇게 성화였던 내 친구들. 보고 와서 정말 재밌다고 좋다고 얘기하던 그 영화를 이제서야 봤다. 사실, 오페라의 유령이 생각보다 안 좋았기 때문에 뮤지컬 영화에 대한 반사적인 행동으로 멀리하고 있었는데 무슨 생각이 들어선지 보고 싶었다. 한 창녀와 작가의 사랑얘기가 전부긴 하지만 물랑루즈라는 곳에서 일어나는 얘기들을 재밌게 흥미롭게 구성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영화는 크리시티앙이 과거를 회상하며 글을 써 나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녀를 잃고 폐인생활을 했던 그가 그녀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아픈 마음을 이끌고 타자기 앞에 손을 내밀었다. 글이 써짐과 오버랩되며 과거 물랑루즈를 배경으로 일어났던 그들의 운명적 사랑이야기. 극장에서 당당한 여배우가 되고 싶었기에 창녀 생활도 무릅쓰며 살았던 그녀가 우연하게 만난 크리시티앙에게 마음을 열면서 그들의 사랑이 타오르게 된다. 진부한 사랑 얘기에는 언제나 장애물이 있었으니 공작과 폐결핵. 공작은 샤틴을 차지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샤틴이 폐결핵에 걸리며 그들 사랑에 위기가 찾아온다. 죽을 운명의 샤틴은 그와 이별을 하지만 서로에 믿음은 꺼지지 않는 등불처럼 극장 완공 후 첫 공연이자 마지막 공연이 된 자리에서 그 빛을 자아낸다. 함께 열연을 하고 죽는 샤틴을 바라보며 슬퍼하는 크리시티앙. 그가 이야기를 완성하고 the end라는 글자와 함께 영화는 끝을 맺는다.
# 원색적인 컬러를 사용하여 화려함을 만들어내고 더불어 배우들의 뮤지컬이 잘 어우러져 물랑루즈의 사치스럽고 어둡지만 경쾌하고 황홀한 분위기를 뿜어냈다. 부르주아를 꿈꾸던 시대, 뒷골목 세상의 일면 속에도 따뜻한 사랑, 믿음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이 영화를 감상하는 모든 이에게 주는 멋진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