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오랜만에 만난 너
phychic
2005. 6. 6. 17:05
고 3 생활 때 널 좋아했을 때가 엊그네 같았는데 벌써 2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고 널 정말 오랜만에 만나게 됐구나.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설레였고 기분 좋았던 너였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과 500일의 연애생활을 계속 해 나가고 있다니 축하해주고 싶네. 예전 얼굴 그대로더라. 화장은 했어도 변하지 않은 얼굴. 작은 키. 어쩌면 그 때보다 지금은 더 마른 것 같기도 하네. 그 때는 내가 부끄럼을 엄청 타서 얼굴 보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이렇게 만나서 보니 왜 그랬는지 싶다. 너한테 수능 끝나자면 정식으로 사귈까하고 편지에 적어놓은 약속까지도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지. 널 보니 기분이 묘했어. 좋은 감정이 이렇게 변하는 거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아픈 내가 네 생일 위한답시고 사온 선물과 생일 케잌이 갑자기 생각이 나네. 자습실에서 모르게 준 카페라떼와 화이트데이날 챙겨준 사탕까지도. 좋았어. 얘기도 많이 해 보지 못했고 만나는 것도 어려웠지만 그래도 행복했어. 모임에서 네 눈을 보고 있는데 참 행복한 것처럼 보이더라. 너도 눈 피하지 않고 바라봐줘서 고맙고. 어색하지 않게 내가 네 이름 불렀는데 어땠을지 모르겠다. 그렇게 많이 좋아했었는데 이제 네 휴대폰 번호도 잊어버렸어. 참 대단하지? 그래도 내가 선물까지 줘 가면서 좋아했던 첫 사람이었기에 고마운 마음이 있어. 행복했으면 좋겠다. 어디서든 네 성격처럼 잘 지내리라 믿고. 내가 그 때 수능만 망치지 않았어도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데 말야. 내가 사람 하나는 잘 보는 것 같다. 다음에 만났을 때는 많은 얘기 했으면 좋겠다. 해 줄 얘기가 많거든. 다시 볼 수 있겠지? 그 때까지 잘 살고. 나도 보란 듯이 멋있게 잘 살고 있으마. 안녕. 그리고 안녕? 홍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