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가지 생각들

쉰여덟 - 아무렴 어때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3. 31. 23:32
# 시간이 갈수록 날 가두는 족쇄들이 싫다. 날 움직이지도 못하게 꽁꽁 묶어놓고 이 쪽으로 가라 저 쪽으로 가라 사방에서 질러대는 소리들이 난 싫다. 아무렴 어떠냐. 지금도 시간은 가고 해는 뜨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데 뭐가 걱정인가.

아침에 돈이 없어 식당 아주머니께 식권이 없어 점심에 같이 내겠다고 말했다. 돈도 없는 놈이 부끄러운 건 알아가지고 더듬거리며 아주머니를 설득했다. 요즘 누가 식당에서 돈 나중에 준다고 하고 밥 달라고 하면 줄 사람이 얼마나 될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래서 아침을 해결했다. 학교에서 미리 돈 안 내고 먹은 첫 끼인 듯 싶다. 감사합니다.

아무렴 어때.
설령 다른 사람들과 뒤바뀐 사람이 된다고 해도
어떻게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거고
하고 싶은 것들도 같이 이룰 기회가 있을텐데
그렇게 힘들어하고 아파하지 않아도
연못 위에 홀로 앉은 오리라 하더라도
아무렴 어때, 난 내일도 나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