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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에서 드라마를 보다 이런 말을 들었다. 사랑했던 사람에게 잊혀지는 게 가장 슬픈 일이라고. 날 사랑했던 사람들은 날 잊을까. 파도가 모래를 밀쳐내듯 그렇게 날 밀어내고 잊어버릴까. 세상에 겁이 없는 나도 가끔 겁이 나는 게 나란 사람이 잊혀지진 않았을까 라는 것이다.

그런 난 기억하고 있을까. 잊지 않았을까. 바보처럼 잊으려 한 기억들 투성이다. 어차피 자연스레 지워져가고 잊혀져가 버리잖아. 하나 둘 씩 사라져가고 나 또한 잊어가고 그렇게 물 흐르듯.

몇 달 전 배운 책 내용은 하나도 기억에 없으면서 왜 사람의 잔 흔적들은 이 곳 저 곳에서 묻어나오는 걸까. 수줍은 소년처럼 다가가 고맙다는, 미안하다는 말조차 못 할 거면서. 그럴 바에야 다들 내 기억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럼 나도 잊혀질까봐 걱정 같은 거 안 해도 될테니.

기억하고 싶고
기억되고 싶고
잊지 않고 싶고
잊혀지지 않았으면 싶고
그렇게 나 죽을 때까지
날 스쳐지나간 누군가가
뒤돌아 한 번 생각한다면
정말 행복할텐데.

이런 질문에 해답 같은 건 없잖아. 다 내 책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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