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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들어서부터 좀 안 좋다 싶었는데 몸이 스륵스륵 아파오는 거 같다. 물론, 내 식성과 수면욕이 커버해주리라 굳게 믿지만 어찌 모든 게 내 뜻대로 될까. 나도 사람이니까 아플 수도 있는 거지 뭐. 아플 때 생각나는 것들은

쓰다듬어 주는 손길
정성스럽게 끓여진 죽
따뜻한 햇살
상쾌한 바람
따끈따끈한 보리차
위로의 한마디
가습기, 공기청정기
국립의료원 응급실과 링거
간장에 비빈 밥 -_-

  어렸을 때 잔병이 많았던 터라 병원을 수시로 들렸었다. 처음으로 초등 2학년 때는 3일 입원이라는 것도 해봤다. (그리곤 한 번도 입원한 기억이 없다만) 특히, 저녁이나 주말에 갑자기 열나고 아파서 가까운 국립의료원 응급실에 자주 갔었다. 가서 링거 맞고 한숨 푹자면 진짜 거짓말처럼 낫는다. 언제 한 번은 그냥 침대에 누워있기만 해도 살겠더라. 최근 겨울에도 다녀왔었는데 내 차트는 7살 때부터 쓰던 거라 많이 헤어져 골동품 느낌난다. 찍은 X-ray만도 수십장일텐데... 그래도 초등학생 이후로는 거의 안 아파서 오랜만에 병원 갔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오랜만이네' 라고 인사도 해주셨다. -_-;; 아마 늙어서도 그 병원 다닐 거 같다. 나 같은 사람은 VIP 이런 거 없나? 하하;;

  마지막에 적혀있는 간장에 비빈 밥은 진짜 생각만 해도 진절머리가 난다. 역시 초등학생 때였는데 여름에 감기가 걸렸더랬다. 무척이나 심해서 마치 폐병을 앓는 사람의 기침을 했으니 다들 놀랠 만도 하지. 병원가서 약을 먹어도 하나도 안 낫고 별 민간요법을 써도 효용이 없었다. 근데 외할머니께서 그러더라. 간장에 밥 비벼서 먹으면 낫는다고. 내가 거짓말 안 보태고 1달은 먹은 거 같다. 말 그대로 샘표 진간장에 흰 밥 비빈 거, 이게 전부다. 한창 자랄 나이에 이렇게 먹었으니 살이 온전할 리 없지. 어쨌든 낫긴 했는데 아마 나은 이유가 내가 이렇게 먹을 바에야 얼른 나아서 뭐라도 먹겠다라는 욕망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 이후로 아무리 먹을 게 없어도 두 번 다신 안 먹는다. 으, 지긋지긋해. 요즘 사람들은 이런 미련한 짓 안하겠지?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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