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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s Gotta Give


# 어제 본 영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영화를 보면서 난 제목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이 뭐가 있지? 로맨스에 코미디를 적절히 혼합시킨 재밌는 영화였음에는 틀림없다. 보는 내내 웃고 즐거웠으니까.

# 다 늙은 63살의 해리와 50대 극작가 에리카. 처음 해리를 집에 데려왔을 때부터 그렇게 될 줄 다 알고 있었다고. 뻔한 스토리지만 어떻게 이어가나 궁금했다. 참 묘하게도 이어가더군. 심장발작으로 다른 집에 눌러 있게 되고 그러면서 정을 나누는 모습들. 특히, 저 해변에서 다정다감하게 이야기하는 모습과 돗자리 펴고 담소를 나누던 그 모습은 정말 부러웠다. 세상에 모든 걸 가진 표정이라고 해야 하나.

# 나중에 해리가 모든 걸 버리고 에리카를 찾아가는 모습에서 사랑이란 감정은 시간을 초월한다는 걸 느꼈다. 뭐 사람들이 말하길 사랑은 시간, 장소, 국경, 성벌까지도(?) 초월한다고 하던데. 암튼 파리에서 만나 생일 파티를 하고 다리 위에서 둘이 만나는 그 장면은 '사랑은 운명이다' 라는 말을 대변해주고 있는 듯 보였다. 6개월 동안 안 보고 지냈고 거기다 에리카는 남친도 있었는데 한 번의 만남으로 확확 타오르는 두 사람. 멋졌다.

# 키아누 리브스(줄리안)가 너무 불쌍하더라. 해리 아저씨만 없었어도 멋진 프로포즈에 알콩달콩 살 수도 있었을 텐데. 그래도 멋있었다. 원래 진정으로 누굴 좋아하는 사람은 그 사람의 표정에서 생각을 읽는 법인데 에리카가 아직도 자신보다 해리를 좋아하고 있음을 눈치채고 에리카를 해리에게 보냈다는 대사에서(장면은 없었다. 사실 있으면 남자 쪽에서 참 비참하다. -_-;;) 남자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했잖아. 큭.

# 생각해보니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은 없는 것 같다. 사랑,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거 아냐? 근데 왜 아깝다고 생각하지? 뭘 버려야 하나? 그냥 일이 좋은 쪽으로 풀리는 것 뿐 아냐? 양보하고 이해하는 게 아깝다고 말한다면 진짜 사랑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그렇다고 다 준다는 사람도 잘 생각해봐야 할 걸? (이 얘기는 나중에 더 말해야지.)

:: 요즘 영화 취향이 바뀐 것 같다. 원래 SF나 스릴러 같은 장르를 좋아했는데 연애 한 번 하고 나니 멜로가 땡긴다. 방돌이 취향 닮아가는 건가 -_-;; 특히, 이런 로맨틱 코메디는 더 좋다고 :$:$

# 해리가 에리카에게 부엌에서 했던 말 중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나에게 해 주신 말과 똑같은 게 있었다. 강한 날 스스로 남과 격리시킨다는 말.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한다는 말. 오늘 갑자기 영화를 다시 보면서 느꼈다. 아직도 내가 부족한 부분이라는 걸. 0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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