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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봄이 시작되는 계절이라 어렸을 적부터 좋아했었다.
나무에는 새순이 돋기 시작하고 연녹색의 연한 잎들이 내 주변을
살랑살랑 지나가기에 완연한 봄날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3월은 나에게는 '처음'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달이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 때 입학식이나 새 학기를 맞이하기에도 그렇지만
봄이라는 계절이 온다는 설레임과 그에 대한 기대감도 한 몫을 거뜬히 헤낸다.
이에 맞춰 올해의 계획을 새롭게 정리하고 다져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삼일절이 3월의 처음을 장식하지만 이제 나에게는 삼일절은 숭고한 정신이 깃든 날이
아닌 평범한, 내게 여유를 주는 하나의 휴일이 되어버렸다.
3월은 부모님 결혼기념일이 있는 달이다. 3월 17일. 몇 년도에 결혼하신지는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도 가물가물하다. 대충 내 나이로 통밥 때려서 맞추는 것이 전부.
하지만, 이 날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하얀 날이 14일이 있다.
바리바리 준비한 사탕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이손 저손 왔다갔다 하는 그 날.
그리고 29일. 내 어리숙한 감정으로 들떠 있던 그 때가 생각나던 날이다.
정말 그 때는 많이 순수했던 거 같다. 마치 요츠바처럼 말이다. 약간은 바보같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눈이 와서 잠시동안 세상을 하얗게 해 주었던 날이었고
내가 바위에 처음으로 짤막한 시 한 편을 쓴 날.
지금 생각해보니 하얀 날에도 자율 학습 때려치고 쇼핑하러 갔던 일들이 생생하다.
이 달에는 새 책을 받았다. 초등학교 재학 중 새 책을 받으면 누나와 난 비닐로
책을 꼼꼼히 싸곤 했다. 책을 오래 쓰려고 한 게 아니라 남들이 하는 게 신기하고
깔끔해서 나도 따라해보고 싶었었다. 중학교 초반까지도 함께 책을 싸곤 했는데
머리에 돌들이 차고 난 뒤부터는 어느새 그런 짓들은 뒷전으로 자리잡았다.
새 책을 준비하는 것과 동시에 집 근처 도매상에서 새 공책을 구입하러 갔던 생각이 든다.
새 공책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기쁨과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고를 수 있다는 기쁨,
두 가지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이 때만 느낄 수 있는 행운이었다.
내 좁은 인간관계를 넓힐 수 있는 달이기도.
새 친구들과 안면을 트고 말을 붙이고 아는 척을 하면서 조금씩 친해져 가고
도시락 같이 먹으면서 밥을 같이 먹으면서 운동을 같이 하면서
그 좁은 내 인맥을 한층 넓힐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가 주어지는 달.
대학교에 와서의 3월.
일단 교재, 식비, 동비 등등 여러가지 일, 행사, 모임 등으로 지출되는 돈의 압박으로
돈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르게 되는 달. 찾아오는 봄의 손길을 반갑게 맞이하지 못하고
이 일 저 일에 휘둘려 사는 안타까운 달이 되어가고 있다.
벌써 3월의 마지막 날.
올해의 3월은 나에게 또다른 추억으로 남겠지.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어떻게 포장되어 있을까 무얼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나무에는 새순이 돋기 시작하고 연녹색의 연한 잎들이 내 주변을
살랑살랑 지나가기에 완연한 봄날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3월은 나에게는 '처음'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달이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 때 입학식이나 새 학기를 맞이하기에도 그렇지만
봄이라는 계절이 온다는 설레임과 그에 대한 기대감도 한 몫을 거뜬히 헤낸다.
이에 맞춰 올해의 계획을 새롭게 정리하고 다져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삼일절이 3월의 처음을 장식하지만 이제 나에게는 삼일절은 숭고한 정신이 깃든 날이
아닌 평범한, 내게 여유를 주는 하나의 휴일이 되어버렸다.
3월은 부모님 결혼기념일이 있는 달이다. 3월 17일. 몇 년도에 결혼하신지는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도 가물가물하다. 대충 내 나이로 통밥 때려서 맞추는 것이 전부.
하지만, 이 날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하얀 날이 14일이 있다.
바리바리 준비한 사탕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이손 저손 왔다갔다 하는 그 날.
그리고 29일. 내 어리숙한 감정으로 들떠 있던 그 때가 생각나던 날이다.
정말 그 때는 많이 순수했던 거 같다. 마치 요츠바처럼 말이다. 약간은 바보같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눈이 와서 잠시동안 세상을 하얗게 해 주었던 날이었고
내가 바위에 처음으로 짤막한 시 한 편을 쓴 날.
지금 생각해보니 하얀 날에도 자율 학습 때려치고 쇼핑하러 갔던 일들이 생생하다.
이 달에는 새 책을 받았다. 초등학교 재학 중 새 책을 받으면 누나와 난 비닐로
책을 꼼꼼히 싸곤 했다. 책을 오래 쓰려고 한 게 아니라 남들이 하는 게 신기하고
깔끔해서 나도 따라해보고 싶었었다. 중학교 초반까지도 함께 책을 싸곤 했는데
머리에 돌들이 차고 난 뒤부터는 어느새 그런 짓들은 뒷전으로 자리잡았다.
새 책을 준비하는 것과 동시에 집 근처 도매상에서 새 공책을 구입하러 갔던 생각이 든다.
새 공책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기쁨과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고를 수 있다는 기쁨,
두 가지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이 때만 느낄 수 있는 행운이었다.
내 좁은 인간관계를 넓힐 수 있는 달이기도.
새 친구들과 안면을 트고 말을 붙이고 아는 척을 하면서 조금씩 친해져 가고
도시락 같이 먹으면서 밥을 같이 먹으면서 운동을 같이 하면서
그 좁은 내 인맥을 한층 넓힐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가 주어지는 달.
대학교에 와서의 3월.
일단 교재, 식비, 동비 등등 여러가지 일, 행사, 모임 등으로 지출되는 돈의 압박으로
돈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르게 되는 달. 찾아오는 봄의 손길을 반갑게 맞이하지 못하고
이 일 저 일에 휘둘려 사는 안타까운 달이 되어가고 있다.
벌써 3월의 마지막 날.
올해의 3월은 나에게 또다른 추억으로 남겠지.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어떻게 포장되어 있을까 무얼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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