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오만가지 생각들

공유하지 못하는 부분 - 하나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12. 13. 14:35

남과 공유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누구나 남들에게 말이나 글로 모든 걸 공유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다. 난 그 사람이 아니고 그 사람 또한 내가 아니며 그렇기에 모든 사실에 대해 이해나 인정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직접 남에게 공유할 수 없는 것들을 적어보려 한다.

난 지금 여자친구를 사귀는 중이다.
나보다 한 살 어리지만 학업상 친구 관계였고 연인 관계로 발전한 사이이며, 사귄지 100일이 조금 넘었다. 그녀의 특징은 사랑하는 상대에 대한 표현법이 서툴다 못해 거의 없다.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는 말은 입 밖에도 내뱉지 못하며 뭐든지 시키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일이 없다. 하지만 보통 남을 대하는 성격이나 말, 행동은 꽤나 적극적이다. 쉽게 말을 걸고 아는 체하고 겉으로는 스스럼없이 남을 대하는, 꽤나 남자스러운 여자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녀에게 한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남자'친구'가 있다는 점이다. 애인인 내가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고 챙겨주고 챙김을 받고 이래야 하는데 막상 난 챙겨주기만 하고 챙김을 받는 상황은 생각보다 적다. 오히려 그녀와 친한 남자'친구'와 공부도 같이 하고 술도 같이 먹고 심심하면 쉽게 불러내는 상대인 것이다. 나와 대화하는 것보다('보다'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와 대화하는 횟수가 최근까지 많았고 아마도 많을 거라 98.5% 확신한다. 의심이 아니라, 보통 그녀와 내가 대화할 때 서로 친구들에 대한 얘기가 60% 정도를 차지한다면, 그에 대한 얘기는 71%로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남자친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예전에도 이런 일 때문에 처음 사귀었던 사람과 끝내 헤어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내 자리가 아니라고 그냥 물러서 버리곤 했다. 이번에도 그럴까봐 자꾸 겁이 난다. 분명 그녀는 날 애인으로 생각하는게 틀림없고 그냥 그는 친한 친구로 생각하겠지만 실상 내게 있어 질투나고 가끔 심술나는 상황이 목격되면 마음이 아플 수 밖에 없다. 그녀도 내 상황을 조금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지금은 시험기간이라 어쩔 도리도 없다. 하필 가장 친한 친구가 남자라는 게 문제다. 이 상황에선 내가 달라져야 하는 걸까? 같이 한 발 양보하면 진짜 좋을텐데.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