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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가지 생각들

쉰셋 - 글은 역시 쓰는 게 어렵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3. 24. 23:18
# 세상의 모든 기록들은 글자로 표현된다. 수많은 언어로 쓰여지고 번역되고 그렇게 모인 자료들은 역사라는 굴레로 묶이기도 하고 고서적이 되어 후세 사람들에게 명작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금 우리는 엄청난 책 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라는 자료의 홍수에서 읽고 쓰는 걸 먹고 자듯 하나의 일상 속에서 반복하고 있다.

글을 읽는 것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헤르만 헤세도 말했듯이 독서를 하면 머리를 쉬게 하고 편안히 할 수 있다는 말은 허구에 가깝다. 글을 읽고 글 속의 의도를 알고 내용을 파악하고 진의를 생각하는 건 그렇게 대충 눈짓으로 가능한 게 아니다. 한 문장을 읽어도 곱씹어서 읽고 내 것이 되는 참된 지식으로 남아야 하는 게 글을 읽는 이유다. (물론, 요즘 같은 정보 대란에서는 적절히 걸러서 읽는 융통성은 필요하겠지만 글을 읽으면서 쉰다고 생각하는 건 정작 글을 소홀히 보고 있을 경우라 볼 수 있다.) 글은 한 번 볼 때와 두 번, 세 번 다시 볼 때 다가오는 것들이 새롭게 느껴지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글을 읽는 것도 이렇게 쉽지 않은데 하물며 글을 쓰다는 건 더 어렵다. 글은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다. 사람의 흔한 글 버릇부터 생각,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느낄 수 있는 한 편의 휴먼 다큐멘터리인 셈이다. 그런 글에 있어 분량이나 화려한 표현기법은 중요치 않다. 좋은 글들은 단 한 문장에도 뼈가 있는 법이니까. 그런 글을 쓴다? 역시 쉽지 않다.

특히, 글을 쓰면서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건 글의 깊이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거다. 쓰고자 하는 것에 대한 얕은 지식만 있을 땐 정작 글을 쓰고 나면 허공에 손짓하는 빈 글이 되는 경우가 많고 너무 많은 정보가 있으면 뭘 써야 하나 요약하기에만 바빠 자신만의 논점이 없는 정보 전달 기능만 할 때가 많다. (물론 글의 종류에 따라 서술하는 방식, 정보의 차이 등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 대한 해답은 두 가지.
좋은 글을 읽기.
관심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축적하기.

좋은 글은 모방을 통해 배우고 느끼는 과정 속의 주인공이다. 이는 글쓴이만의 독특한 전달력과 자연스러운 내용 전개에 기초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해박한 지식은 병사가 필요할 때마다 적절한 무기를 꺼내듯, 글이란 전장에 수많은 도구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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