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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서 우산을 안 가져온 바람에 한 달에 몇 번 비가 왔는지 자동적으로 세고 있다. 비가 온 날은 우산이 없으므로 어떻게든 우산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가 않다. 3월에는 4번 비가 왔는데 1번은 그냥 맞았고 - 이 때는 동행자가 있어서 - 1번은 비가 저절로 그쳤고 나머지는 우산을 빌려썼다. 이번 달에는 오늘 말고 전에도 한 번 비가 왔는데 운 좋게 비가 그쳐서 무난히 넘어갔더니만 오늘만큼은 비가 안 봐주려는 모양이다. 주룩주룩, 그치질 않고 계속 내리는데 흠... 난감했다. 그래도 다 살 길은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저녁 먹으러 갈 때는 도서관 아주머니께 부탁해서 우산을 빌렸다. 레이스 달린 분홍색 우산이었다만 이것도 어디냐. 감사하게 쓰고 답례로 캔커피 하나 드렸는데 잘 드셨나 모르겠네. 저녁은 이렇게 해결했고 도서관을 나올 때는 지나가는 분께 부탁드렸더니 가는 방향이 달라 거절당하고 망연자실하던 차에, 잘 버려주신 고장난 우산이 하나 있길래 서슴치 않고 쓰고 왔다. 여성용 우산이었는데 좀 큰 레이스가, 그것도 여러 개 달려서 저녁에 썼던 것보다 좀 더 강렬하던데 -_-;;;;;;; (어둡고 춥고 바람 불어 쪽 팔린 건 없는데 뭔가 내가 꼭 여성이 되어야 할 느낌이었다.) 그래도 몸도 안 젖고 더 중요한 가방도 안 젖고 운 좋은 날이었다. -_-V 얼른 5월이 되면 집에 가서 꼭 우산 챙겨와야지. 암. 이렇게 해서 비 오는 오늘 하루도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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