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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가지 생각들

일흔둘 - 헌혈, 머리 자름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5. 14. 23:20
# 자기 싫을 때까지 충분히 자고 몸을 움직였다. 한 손에는 필카를 들고 귀에는 The Corrs의 Unplugged 앨범이 흘러나왔다. 평일 낮이라서 한산했고 덕분에 방해받지 않고 조용하게 길을 걸었다.

오랜만에 하는 헌혈. 해마다 하는 헌혈이지만 할 때마다 기분이 다르다. 그래도 변치 않는 것이 있다면 헌혈의 집을 들어설 때마다 느껴지는 온기, 그리고 헌혈 후의 따뜻함과 가슴 속의 작은 뿌듯함은 살며시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한다. 우연하게도 헌혈 후 사진을 찍다가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청해왔다. 헌혈의 집에서 사진기를 만지막 거리는 내가 특이했나보다. 살짝 흥분되는 재밌는 경험이었다. (사진 촬영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고 어쩔 수 없이 찍어야 했던 필름 컷이 아깝긴 하지만...)

미뤄뒀던 머리 정리도 했다. 내 머리를 손질해준 여자 디자이너는 이 일을 한 지 6년차라고 한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이 일을 쭉 해왔다는 그녀. 보통 헤어 디자이너일을 하기 위해서는 2년 이상 스태프로 일하며 머리를 감기고, 청소와 같은 허드렛일과 몇 가지 염색이나 파마 등을 배우게 된다고 했다. 이 기간이 지나야 학생들의 머리를 처음으로 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이 때부터 손님들의 머리를 만지며 자신만의 커트 감각을 얻게 된다고 친절히도 설명해주었다. 긴 연습 시간과 적은 보수 덕분에 이 전공을 마친 졸업생들의 반 이상이 다른 직종으로 전업하게 된다고 약간의 볼멘 소리를 했던 그녀. 안경을 끼지 않아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섬세한 머리 손질과 조용한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던 시간이다. (오랜만에 데자뷰도 느꼈다.)

밖에는 지금 축제 때문에 밤인데도 시끌벅적하다. 평소라면 불만을 토로할테지만 오늘만큼은 The Corrs에 대한 생각과 음반, DVD 때문에라도 후덕해져야 겠다. 흐아~

덧) 오늘 꿈은 굉장히 생생했다. 여성분들이 나왔고 세세하게 그 얼굴들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이것도 데자뷰를 일으킬까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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