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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가지 생각들

일흔일곱 - 바라보는 눈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6. 14. 16:17

# 최근 생각했던 것들을 기술할까 한다. 자명한 이야기지만 사람들 중에서 남을 생각해보고 자신을 비추어보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할 경우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데 유용한 새로운 눈을 갖게 된다. 세상에서 누가 사람 심리를 제일 잘 알까라는 질문에 대다수는 심리학자가 잘 알겠지 라고 대답할 테지만 사람이란 대상을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바라봐야 하는 작가나 철학가 혹은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등은 비록 심리학을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인간 내면을 바라보는 눈이 넓고 정확하다. 어쩌면 학술이라는 틀 안에서 속박되는 느낌의 전공 지식보다는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 산 지식을 소유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뛰어난 작가들이 표현하는 심리적 정황이나 요소들을 보고 있으면 단지 수긍하는 정도를 넘어서 감탄과 경외심을 갖게도 하는데 이들은 이런 경험과 이론을 어떻게 체득하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행동으로 보여지는 모든 것들에 기초한다. 말이나 행동을 취할 때 보이는 반복적 행동들을 관찰하고 외현적으로 보이는 생김새 등에 관해서도 되도록 객관적으로 확인한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행동들이나 내뱉어진 말 등은 좀 더 주의를 기울이며 대화나 글을 통해서 종합적인 심리 상태를 추측함에 이른다. 물론 정확한 심리 상태는 누구도 입증하기 힘들고 따라서 어느 정도 확증을 근거로 과거에 비추어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간혹 실수가 있을 수도 있고 내 스스로 무의식적인 작용으로 덜 객관적인 결론에 다다를 수도 있다. 그래도 여러 번의 시행 착오를 겪게 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람을 보는 눈이 어느 정도 생기게 되며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이런 사람을 보는 자신만의 독특한 눈을 지닌다.

흥미로운 건, 이러한 눈은 남을 바라보는 눈이 되는 경우가 태반이고 자신을 바라보는 눈을 만드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정확히는 젊은 나이에 별로 없다는 것이고 나이가 들어 어느 정도 인생을 되돌아 볼 때면 그 때서야 자신이 살아온 것들과 지금의 모습들을 객관적이고 남을 바라봤던 눈으로 똑같이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남의 시선에 굴복하고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사회가 바라는 시선으로 고개를 돌리는 행동을 반복하기에 이른다. 서로 모이면 남 이야기하는 것에 바쁘고 남들이 하는 유행을 좇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그들이 얼마나 자신의 삶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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