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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가지 생각들

여든넷 - 침전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1. 6. 01:14

 벌써 몇 달이 지났다. 거의 누구도 만나지 않았고 연락을 취하지도 않았다. 단지, 돈벌이를 위한 최소한의 생활과 몇 개의 시험만이 그 동안의 흔적일 뿐이다. 어떤 교류도 없고 활동도 하지 않는다. 운동조차도 하지 않은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육체는 시간의 바퀴에 순응하듯 천천히 노화가 진행된다. 3달이 넘어서 쓰는 글이지만 아직도 나 스스로는 침전 중이다. 끝없이 내려가고 낙하하고 추락한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사회와 단절하고 내 껍질에 강철 갑옷으로 온 테두리를 감싼다. 그럼에도 충분하지 않다. 이렇게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아직도 내려갈 곳들이 보인다. 두려움 때문에 하강해야 하는 저 지하를 난 손사레치며 반동적으로 가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 내딛는 한 발이 날 산산조각낼 것이라는 위화감, 두려움이 자꾸 고뇌와 고통, 그리고 경계심으로 다가와 심장을 멎게 하고 피를 곪게 하며 정신을 문드러트린다. 
 
 하지만, 침전을 두려워하지 마라. 침전하지 않은 자는, 추락하지 않는 자는 실패의 귀중함을, 패배의 소중함을 절대로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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