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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생라면의 추억

phychic 2022. 9. 6. 18:27

어렸을 때는 그렇게도 생라면을 많이 먹었었다. 생라면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 대비 높은 중량, 당시에는 MSG가 들어갔으므로 자극적인 스프맛, 라면의 딱딱한 식감이 주는 재미. 그래서 라면을 끓여먹기도 했지만 이건 부모님에게 걸리기 쉬우니 라면을 뽀개먹는 일이 많았었다. 당시에는 맛보면, 스낵면 등을 많이 먹다가 안성탕면이 꽤나 괜찮았어서 생으로도 먹고 자주 끓여먹는 라면이 되었었다. (사실 끓여먹는 라면으로는 맛보면이 더 맛있었는데 이건 금방 단종이 되어버린...)

그러다 오랜만에 집에서 생라면이 땡겨서 있는 라면들을 어쩌다 하나씩 까먹어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맛이 좀 변한 느낌이었다. 특히 안성탕면은 쌀가루 들어가고 그러더니 기존에 느끼던 약간은 불량했던 안성탕면의 느낌이 아니었다. 하긴 요즘 끓여먹어도 별로 맛이 없더니 이래저래 칼질을 당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진라면도 부셔먹어보고 열라면도 먹고 그랬는데 다 약간 그저 그런 느낌의 생라면이더라. 정녕 맛난 생라면은 없는 것인가.

혹시 몰라 최근 생라면 추천하는 글들을 검색해보았다. 역시 추억으로 생라면 먹는 사람들은 아직 존재하는 것 같고 생라면 순위 이런 거 만들어서 글을 게시한 것도 봤다. 그 중에서 은근 댓글 등으로 추천하고 있던 게 삼양라면. 삼양라면은 끓여먹었을 때 별로여서 옛날부터 기피하던 라면이었는데 생라면은 맛있다고? 흠... 그래 먹어봐야 알지. 또 요즘 라면 할인에 삼양라면이 있어서 5봉 묶음으로 하나 들고와서 시식을 시도했다.

으음? 왠걸? 삼양라면 생각보다 맛있네? 면 자체에 약간의 조미가 되어있어서 맛이 좋았다. 은은한 정도로 느껴지는 약간의 염도라고 할까, 거기에 바삭한 식감. 스프를 아예 안 뿌려먹는 나로서는 심심하지도 않고 간식으로는 매우 흡족할만한 맛이었다. 600원짜리 나만의 과자가 생긴 느낌이랄까. 밤에 하루 하나씩 까먹고 나니 진짜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하아... 내 뱃살... 그래도 오랜만에 바삭바삭 맛있게 먹은 생라면 추억은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줬다. 라면 값도 오른다고 하고 그제도 마트에서 라면 한 묶음 집어왔는데 ㅎㅎ 먹고 운동해야지 몸에는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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