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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에 앞서...

갑작스런 병원 입원으로 일주일 넘게 시간을 허비하다 리뷰 기간이 지났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피치 못한 사정으로 음반 리뷰가 늦어진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늦게나마 이렇게 리뷰를 올립니다.

# Rock. 접하기 쉬운 대중 가요나 팝과는 분명 갭이 존재한다. 락이라면 왠지 시끄럽고 복잡하며 나와는 맞지 않을 법한 정서로 가득찬 난해함을 떠올리곤 하는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다가가고 싶지 않은 고슴도치 아니겠는가. 락 장르는 소수 매니아 층으로 다져지는 것이며 대중과는 맞지 않는 노래라 단정짓는 사람들도 여럿 볼 수 있는데, 허나 락의 발전이 음악계에 가져온 풍부하고 커다란 변화를 아는 사람들에겐 편협한 생각일 것이다. 특히 90년대에 생겨난 Modern Rock, Alternative 장르가 만들어낸, 락의 대중성을 높이는 작업을 통해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락을 즐기고 사랑하는 모습들은 이를 잘 반증해준다. 아직, 락과 친해지지 못한 분이라면 지금 소개해 드리는 앨범을 통해 첫 걸음을 내딛는 걸 추천해본다.

Gavin DeGraw는 아직까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Singer/Songwriter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내한 공연을 마친 Maroon5와도 많이 견주어졌던 그였지만 어딘가 부족한 그의 노래는 국내팬들을 사로 잡기에는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유명해질 만한 타이틀 곡의 부재도 있었지만 Gavin DeGraw의 1집 Chariot에 수록된 노래들 대부분이 처음 들어서는 그 매력을 알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냥 다른 신인 밴드들과 별 반 차이없는 모던 락 느낌 그 이상을 받기가 힘들었다. 본인도 이를 느꼈던 것일까. 1집을 어쿠스틱 버전을 녹음한 Stripped가 Chariot과 합본 발매되면서 Gavin Degraw의 멋드러진 목소리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미국 드라마 One Tree Hill의 주제곡으로 쓰인 I don't want to be가 국내팬들에게 좀 더 그와 친숙함을 느낄 호재로 작용하면서 그의 이름은 조금씩 회자되기 시작한다.

2006년 후반기에 녹음 작업을 시작하는 그는 좀 더 락다운 앨범 작업을 시도했다. 1집의 노래들이 약간은 음울하고 비트가 느린 곡들이 간간히 있는 반면, 이번 앨범에서는 더 경쾌하고 신나고 과감한 사운드 조합과 풍성한 목소리를 살려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락에 한발짝 다가섰다. 올해 2월에 발표한 싱글 In love with a girl은 I don't want to be의 느낌에서 강렬함을 살리며 2집 앨범의 첫 선을 보였고 이윽고 5월, 자신의 이름을 앨범 타이틀로 그의 2집은 세상에 나왔다.

Gavin DeGraw의 GAVIN DEGRAW. 얼마나 이번 앨범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추구했는지 느낄 수 있다. 1집에서 아쉬웠던 그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멋있게 들린다. 그의 진가는 라이브에서 부른 희석되지 않은 보컬의 명료함에서 나타난다. 신기한 건, 분명 1집보다 더 거칠고 강한 비트와 사운드로 무장했지만 1집보다도 부담없이 들을 수 있다. 따라서 듣는 이에게 힘을 북돋아 주고 신나는 분위기를 전이시키는 곡들이 많아 우울함을 날리거나 기분을 상승시키는 데에 제격이지 않을까 싶다. 앨범을 듣게 된다면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곡은 Relative라는 8번째 트랙이다. 비트가 빠르진 않지만 앞서 말한 것들이 가장 잘 살아 숨쉬는 곡이면서 중독성 있는 가사가 몇 번이고 귓가에 맴돌며 시원함까지 선사하기에 이르는 매력 덩어리다.

아직은 유명세를 타지 못해 국내에선 빛을 보지 못한 뮤지션이지만 그의 목소리와 작곡 실력은 이미 정상급이라 할 만하다. 아마 내한 공연을 한다면 그 인기가 증폭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있다. 그만큼 이미 미국과 해외에서는 실력을 인정받고 활발한 활동으로 사랑받고 있는 Gavin DeGraw. 2집에서도 어쿠스틱 버전이나 소프트함이 가미된 말랑한 곡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과 함께 왕성한 공연으로 꼭 국내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지는 최고 Singer/Songwriter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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