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지내는지, 건강한 건지, 다른 일은 없는지, 무슨 일을 하는 지 따위가 우리가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많이 중요한 일이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함께 즐거워하고 슬퍼해주는 생활이 지루해질 때도 됐을 법한데, 작년에도 올해도 그리고 새해에도 우린 변함없이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리워하고 알아가고 싶어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거미줄 같이 얽힌 실타래들이 서로를 연결해주는 고리며 추억이란 그릇으로 창조되는 거겠지. 우표를 붙여서 보낸 편지는 언제쯤 도착할까나. 편지는 전화나 문자, 말보다도 굉장히 큰 힘을 가진 따스함의 결정체라고 할까. 가끔은 산만한 마음 때문에 글씨도 삐뚤, 내용도 산으로 가곤 하지만 한 문장, 한 단어를 쓸 때마다 느껴지는 설레임과 긴장감이 난 너무나도 좋다. 이 때만큼은 스스로가 ..
# 최고 온도가 영하 5도로 날씨가 퍽 차가워진 금요일이었다. 갑자기 생긴 OT 참석이 달갑지 않았지만 혹이나 새 소식을 얻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왕복 2시간을 할애했는데 결과는 역시 불 보듯 뻔한 일. 자주 느끼지만 왜 설명회나 오리엔테이션 같은 것은 발표 자료에 있는 것만 중얼대면서 시간을 보내는 걸까. 나눠준 자료를 10분 동안 정독시키고 차라리 나머지 시간을 쓸모 있는 질문과 토론으로 채우는 게 훨씬 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비단 나만 느끼는 건 아닐진데 매번 이런 행태가 반복되는 건지. 그나마 즐겼던 스타를 없애고 나니 시간이 훨씬 더 많이 생긴 느낌이다. 노트북을 끼고 앉아 있어도 할 게 없다. 무한 광속 클릭과 반복된 마우스 제스쳐만이 몇 시간 반복되다 보면 회의감이 밀려와 이내 자리를 뜨곤 한..
벌써 몇 달이 지났다. 거의 누구도 만나지 않았고 연락을 취하지도 않았다. 단지, 돈벌이를 위한 최소한의 생활과 몇 개의 시험만이 그 동안의 흔적일 뿐이다. 어떤 교류도 없고 활동도 하지 않는다. 운동조차도 하지 않은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육체는 시간의 바퀴에 순응하듯 천천히 노화가 진행된다. 3달이 넘어서 쓰는 글이지만 아직도 나 스스로는 침전 중이다. 끝없이 내려가고 낙하하고 추락한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사회와 단절하고 내 껍질에 강철 갑옷으로 온 테두리를 감싼다. 그럼에도 충분하지 않다. 이렇게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아직도 내려갈 곳들이 보인다. 두려움 때문에 하강해야 하는 저 지하를 난 손사레치며 반동적으로 가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 내딛는 한 발이 날 산산조각낼 것이라는 위화감, 두려움이 ..
# 내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아마도 할 수 있는데 안 하고 있는 것일게다. 분명 눈 앞에서 펼쳐지는 모든 상황들이 선하기 때문에 막상 일을 시작하면 흥미를 쉽게 잃고 만다. 넓게 보기, 멀리 보기에 익숙해서랄까, 반복적이고 당연시 되는 일들에 대해선 호기심은 금새 사라지고 의지는 바닥을 쳐버린다. 난 남들처럼 걱정이 별로 없다. 지금 나 자신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금은 보화를 가진 것도 아니고 연애를 하는 것도 아니며 유명세를 탄 건 더더욱 아니지만 현재 내 모습에 만족한다. 근데 이렇게 있을 때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내 모습이 마냥 싫어진다거나 우스워보이고 한심스러울 때가 있다. 남들이 보는 시선이 내 스스로에게 투영되면서 내가 만든 모순적인 상황에 처해 버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난 남들처럼..
# 잘은 모르겠지만 매번 글을 쓸 때 썼던 글을 지우거나 글 쓰는 걸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글을 쓰다가 글 내용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거나 물 흐르듯 떠오르지 않을 때는 내가 지금 뭘하고 있나 라는 생각에 한참을 잠겨 있다 창을 닫아 버리기가 일쑤다. 무엇을 정리하고 싶다거나 무슨 일에 관한 짤막한 말들을 끄적이고 싶어서 글쓰기를 시작하면 10분도 채 안 돼서 쓰던 글에 집중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쓰고 있는 글자 하나 하나에 집중을 하다가 글 내용도 사라지고 시간만 허비해 버란다. 이런 게 몇 번 반복되다 보니 갈수록 글 쓰는 데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쉬운 글이나 일상 내용을 담은 글도 이게 지금 잘 하는 짓인가 반문하는 순간 마치 모래 위에 쌓아둔 성이 파도에 단번에 휩쓸리는 것처럼 흔적..
# 초등학교 2학년 때 이후로 입원은 달나라 이야기였는데 기어코 일이 터지고 말았다. 농구 도중에 가격 당한 내 코는 양 쪽 모두 세 조각으로 부러져서 수술하는 전문의마저도 자신 있게 넘어가질 않더라. 일주일 넘게 입원해 있었는데 그게 단지 코 하나 때문에 벌어진 사태라 몸이 좀 쑤시듯 근질거려 죽을 지경이었다. 전신 마취제를 흡입할 때 느꼈던 역겨운 냄새도 짜증났지만 콧 속에 박힌 스펀지를 교체할 때 느껴지는 위압감은 정말 다신 반기고 싶지 않은 것이리라. 피가 목 뒤로 넘어가고 코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는 것조차 제한된 상황에서 어찌나 파괴 본능이 내 속을 꿈틀대던지 참기가 너무 힘들었다. 덕분에 참 요상하게도 학교 졸업을 한 것 같다. 다친 날 저녁은 친구 녀석들과 가볍게 술 한 잔 하면서 실컷 떠들..
# 촘스키라고 하면 유명한 언어학자이며 MIT 교수로 재직 중인 현재 나이 80에 이른 저명 인사다. 저술 활동도 활발히 했고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변역되어 소개된 책들로 인해 세상의 실상에 대해 폭넓은 이해의 발판을 만들어 주고 있는 분이다. 유명한 책 들 중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을 꼽으라면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이 두 권이 아닐까 싶다. 촘스키가 쓴 이 책들은 대개 내용이 비슷하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우리가 바라보는 것보다 깊은 곳에서 비이상적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강대국과 다국적 기업이라는 이름 아래 세상이 지배받고 그들 손에 모든 것이 좌지우지 돼가고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주제로 담고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언론 탄압은 예사고 정부와 기..
# 최근 생각했던 것들을 기술할까 한다. 자명한 이야기지만 사람들 중에서 남을 생각해보고 자신을 비추어보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할 경우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데 유용한 새로운 눈을 갖게 된다. 세상에서 누가 사람 심리를 제일 잘 알까라는 질문에 대다수는 심리학자가 잘 알겠지 라고 대답할 테지만 사람이란 대상을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바라봐야 하는 작가나 철학가 혹은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등은 비록 심리학을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인간 내면을 바라보는 눈이 넓고 정확하다. 어쩌면 학술이라는 틀 안에서 속박되는 느낌의 전공 지식보다는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 산 지식을 소유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뛰어난 작가들이 표현하는 심리적 정황이나 요소들을 보고 있으면 단지 수긍하는 정도를 넘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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