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 내가 점점 누굴 닮아가고 있다. 그 사람을 이해하고 있다. 이제서야 말이다. 내가 중요해서 그렇게 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고지식한 신념 따위를 믿는다고 여겨지지도 않는다. 단지 함께 살아가는 곳이니까 조금이나마 좋은 것을 지키려는 생각이었던 게다. 그래서 말 한 번 거는 것조차 가슴이 터질 것처럼 떨리지만 눈 딱 감고 손을 내밀었던 걸까. 혹여 거절이 되도 언젠가 받아줄 거란, 끊어졌던 끈을 다시 이어줄 거란 희망을 가지고 사는 걸까. 네가 그랬던 것처럼? 오늘 같은 날은 직접 고맙다고 말 한 번 해야 하는데 아쉽네.
# 고등학교 친구 한 녀석이 있다. 뭐 곧잘 놀았고 공부도 좀 했고 내가 괜찮다고 생각했던 친구였다. 그런 녀석이 몇 년을 지나고 군대를 다녀오고 만났을 때 한없이 자신만을 아는 사람으로 바뀐 모습을 보고 실망과 한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겉으로는 친구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그런 사람에게는 내 따뜻한 감정을 나눠줄 수가 없다. 표면적인 겉치레 인사만을 내뱉고 속으로는 날카로운 칼자루를 쥔 채 언제 휘두룰지 모르는 놈에게 친구라는 자격을 주고 싶지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랬나보다. 세상에 진짜 친구 하나 만들기가 어려운 거라고.
# 내 운명을 따라야 하는 걸까. 이런 선택의 기로에선 언제나 움츠러든다. 겁을 먹고 참지 못하고 피하거나 쉬운 길로만 빠져든다. 그렇게 사는 게 쉬워보였으니까. 사실 이럴 땐 간단하다. 휴대폰을 붙잡고 보고싶다고 얘기를 한다거나 문자 보내서 지금이라도 만나자고 하면 된다. 그럼 적어도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이다. 하지만, 난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안정된 것을 찾고 상처 받고 싶지 않고 그냥 조용히 하루를 보내고 싶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리지도 못한 채 그냥 눈 한 번 딱 감은 채, 이걸 기회라고 해야 할 지 위기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순탄하게 넘어가야 할 듯하다. 내 행복을 위해서 남의 행복을 가로채야 하는, 그걸 희생이라는 단어로 포장해야 하는 자체가 이젠..
# 우리 나라에서 24살에 별 걱정이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특히 나와 같은 사람들은 소위 밥 벌어 먹는 행위들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고 하루라도 뭔가를 하지 않으면 급박함을 느끼곤 한다. 다들 열심히 라는 생각이 자신을 여유있게 볼 수 없도록 하고 이미 익숙해져서 바빠야지만 진짜 살아있음을 느낀다. 나도 당연히 이런 것들을 생각하지만, 지극히 난 개인주의다. 내가 먼저고 날 생각하고 날 위하는 사람이다. 어느 누구에도 이런 저런 얘기를 시시콜콜하지 않고 나만의 비밀로만 간직한 채 세상을 관전하는 관객이다. 드라마 덱스터에서 덱스터처럼 나도 별종은 아닐까. 남들이 날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로 가득찬 이상한 사람이지 않을까. 딱히 이상한 행동을 해서만이 아니라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
# 과거 있었던 일들에서 행복을 찾는 기분은 꽤나 궁상맞고 지저분하다. 앞으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란 걸 생각해봤을 때 더욱 재미없고 쓸데없는 생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자꾸 추억이 머리 한 구석을 자리잡고 비집고 올라와 생각나게 만든다는 건 현재에도 그와 관련된 많은 일들이 일어나려고 하고 있음을 의미하지 않나 싶다. 이미 돌리기 어렵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누구를 만날 때도 무언가를 할 때도 마치 카세트의 리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처음부터 시작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1년이 지났고 2년이 지나가도 항상 그 자리에서 그럴 수 있다고 믿었다. 미련한 생각만 그럴 뿐, 행동은 이미 현실에 수긍했고 다들 익숙해진 모양새로 다음을 준비한다. 후회, 미련, 아쉬움이라는 단어 앞에 어느 누구도 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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